칼럼/프리뷰/리뷰 높으디 높으신 모 축구잡지 편집장님께 올리는 일개 축구팬의 글[발롱도르~]

1. '슈퍼매치와 K리그는 앞으로도 이렇게 계속 간다. 빈자리가 늘어도 그들은 상관하지 않는다. 순진하게 따라다니는 사람의 마음과 두 다리만 피곤할 뿐이다. 현실에 눈을 뜬 팬들은 이미 떠났다. 이제 당신이 결정할 차례다.' 역대급으로 재미없던 지난 주말의 슈퍼매치를 본, 어느 축구잡지 편집장의 코멘트였다. 팬들이 많이 떠난 것도 맞다. 순진하게 따라다니는 팬들의 마음과 두 다리가 피곤하다는 말 역시 맞을 수 있다. 그런데 그게 축구잡지 편집장이자 기자, 언론인이라는 당신이 할 말인지는 모르겠다.

 

2. 2018 K리그가 개막하기 직전, 동접자 만명을 넘는 한 축구 커뮤니티에서 가장 핫했던 팀은 전북도, 수원도, 서울도 아닌 경남이었다. 그 커뮤니티의 경남팬 단 하나가 경남 선수들을 소개하고, 팀을 소개하는 홍보글을 꾸준히 작성했기 때문이다. 그 팬은 선수들의 스토리로 그 선수들을, 경남을 포장했다. 처음엔 미미했던 반응은 점차 뜨거워졌고, 결국 그 커뮤니티의 사람들이 경남의 개막전을 찾아보게 하면서 대히트를 쳤다. 그 팬의 닉네임은 K리그 공식 SNS에까지 이름을 올렸고 언론과 인터뷰까지 했다. 효과는 대단했다. 경남은 아직도 그 커뮤니티에서만큼은 인기팀이다.

 

3. 아래 사진 한장을 소개한다. K리그2에 소속된 한 팀의 기자회견을 기다리는 기자의 사진이다. 딱 한 명이다. 비교적 작은 규모의 언론사인 '스포츠니어스'의 기자다. 작년에도 이런 사진을 본 적이 있다. 한명의 기자만이 기자회견장에 자리하고 있었고, 그 기자 역시 '스포츠니어스'의 기자였다. 그들은 남들이 가지 않는 곳에서도 팬들이 좋아할만한, 팬들이 웃을만한 스토리를 찾아 소개하기 위해 노력한다. 갓 블레스 스포츠니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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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다시 1로 돌아가서 묻자, 내가 사랑했던 축구잡지의 편집장이자 기자님. 경남 직원도 기자도 뭣도 아닌 일개 팬이 동접자 만명짜리 커뮤니티에서 본인 응원팀과 선수들을 스토리로 포장해 홍보하는 동안, 당신들보다 규모가 작은 언론사에서 K리그2 기자회견에 홀로 참석하여 스토리를 캐내는 동안, 당신과 당신 아래 기자들은 뭘 그리 대단하게 일했나. 당신들이 내는 기사, 당신들이 하는 인터뷰, 팬들이 먼저 알아내거나, 이미 알고 있는게 절반 이상 아닌가. 각 국내축구 커뮤니티 팬들이 먼저 쓰고, 먼저 만들어내고 이미 아는 컨텐츠들을 그럴듯하게 만들고 써서, 포털에 올리는게 당신들이 지금 하고 있는 일 아닌가.

 

5, 그러면서 팬이 없다고 징징댄다. 팬이 없는게 전부 투자에 인색한 구단과 재미없는 전술을 사용한 감독, 못한 선수들의 책임인 것 처럼. 죄송하지만 지랄마시라. 대애단하신 당신 언론들의 책임이 작지 않다는 것을 당신들 빼고 모든 국내축구팬들이 안다. 일개 팬이 경남 선수들의 스토리를 하나하나 구글링해서 찾고, 포장해서 소개하는 동안, 작은 언론사가 K리그2의 구석구석을 취재하고 돌아다닐 동안, 당신들은 뭘 했냐고 묻는 것이다.

 

6. 1의 편집장 및 기자님은 네이버 스포츠란 많이 본 뉴스에 국내축구 기사가 없다면서 아쉽다는 듯 글을 마무리했다. 한국 하늘에 자욱한 미세먼지도 너무 어이가 없어 중국으로 돌아갈 지경이다. 죄송하지만 당신이 언론인이다, 그것도, 매우, 높으신, 언론인이지 않나. 팬들이 왜 당신네 매체의 국내축구 기자들은 이따위밖에 못하는지 물어봐야 될 것을 왜 당신이.

 

7. 이렇게 된 마당에 기사로 '내 이럴줄 알았다'고 떠드는건 우리집 개도 한다. '스타는 사라지고 스토리는 없다'고 지껄이기 전에 당신들 발로 뛰고 펜으로 글을 써서 스토리를 소개하고 스타를 만들라는 말이다. 구단이 주는 보도자료만 쉽게 날름날름 받아먹고 당장 나도 쓸 수 있는 기사나 써재끼는 주제에 K리그 망한다고 징징거리지 말라는 말이다.

 

8. 이번주에도 아마 스포츠니어스는 K리그2 기자회견장을 단독으로 찾을 것이고, 국내축구 커뮤니티의 국내축구팬들은 본인들이 즐길 것을 생각하고, 찾고, 만들고, 나눌 것이다. 메이저 축구잡지이자 대규모 축구언론사인 당신네 기사 따위는 애초에 기대도 않고 말이다.

댓글 36

죄와벌 2018.04.10. 18:55
 꾸역꾸역 노잼개축기사 쓰지말고 걍 빠따기사쓰자 !
댓글
임멍청 작성자 2018.04.10. 18:56
 죄와벌
반박할수 없네요..
댓글
치코리타 2018.04.10. 18:58
 광교동제라드
그 편집장 페북 잘봄
페북으로 링크 보내면 볼듯ㅋㅋ
댓글
광교동제라드 2018.04.10. 18:57
그리고 일단 걔들은 내가볼때 개축에 별로 관심없는것같음 애초에 
댓글
수호신 2018.04.10. 18:59
 치코리타
슈방 지금 내 책상 위에 포포투 있는데...
댓글
황태 2018.04.10. 18:59
김현회씨가 해킹한듯..ㅠ
댓글
JwJE 2018.04.10. 19:02
네이놈 임똑똑 당장 멍청이의 몸에서 나가지 못할까!
댓글
Rolfes 2018.04.10. 19:12
후 소름돋넹 퍼갈게요...
댓글
흥실 2018.04.10. 19:28
저런 짤들은 왜 괴랜드일까
댓글
쨘쓴데여 2018.04.10. 19:29
취재거리가 경색된것도 사실이지만, 축구기자계가 고인물들이 가득한 그들만의 리그가 된 것도 사실임. 
부수가 어떻네 인원이 어떻네 하시기 전에 발로 뛰어주시길. 정기구독도 안하고 매달 서점에서 사는 1인이.
댓글
갓용수종신 2018.04.10. 20:01
수장님 댕댕이키우시나요??
댕댕짤좀 올려주세요
댓글
부하장수 2018.04.10. 20:26
멋지당 ㅜ 여기가 임멍청의 나라입니까
댓글
SaxGod 2018.04.10. 20:43
임댕청은 누구보다도 킹종부를 사랑하는 것이 아닐까?
댓글
김울산 2018.04.10. 21:46
임수장 그는 도덕책.. 존나 감동의 눈물..ㅜ
댓글
친구없는프로낚시 2018.04.10. 22:04
여기서는 개축학개론 이야기는 꺼내지 않겠습니다 개축학개론도 상당히 양질의 컨텐츠였는데 일개 팬들이 그런 컨텐츠를 만들어내는데도 이슈 한 번 된적이 없었던 그런 기억들이 떠올라 더욱 공감가는 내용이네요....
댓글
만석공원 2018.04.11. 00:40
오오 임멍청이 최근 1년간 쓴 글중에 가장 양질의 글이다 
댓글
바르고고운닉네임 2018.04.11. 00:56
이건 널리널리 퍼뜨려야 한다. 옆동네에도 퍼가고 싸줄에도 퍼가고 락싸에도 퍼가서 널리 읽히도록 하여 초록일베의 우매한 민중들마저 구원시킬 촉매제가 되리라
댓글
호리둥절 2018.04.11. 02:02
옆동네에서 보고 추천박으러왔다 ㅊㅊ
댓글
Deadpool 2018.04.11. 09:16
역시 임수장님 흑흑 감동입니다
댓글
흥진섭 2018.07.29. 11:06
이좋은글을 지금봤네요..

정말 공감가는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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