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떠나간 이와 떠나가지 않은 이들에게[발롱도르~]

갤러리를 관리하는 것은 저에겐 참 어려운 일입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갤러리의 생겨나고 돌아가는 꼴을 최대한 지키는 선에서, 갤러리를 관리하는 것은 저에게는 특히나 어려운 일인 듯 합니다.

우리 갤러리는 생각해보면 참 이상한 곳입니다. 우리는 애칭이라 부르지만 어떤 이들에겐 멸칭인 별명을 마음껏 쓰고, 욕과 조롱이 난무하는 것도 용인하지만, 싸움이 1절을 넘어 2절로 들어가는 것은 자제하라 합니다. 갤러리 관리자부터 갤러들을 '친구들'이라고 부르지만, 지나친 친목질은 눈에 쌍심지를 켜고 잘라내려 합니다. 

차라리 치우치면 서로 얼마나 편할까요. 아예 이쪽으로, 멸칭과 욕, 조롱은 불허하고 서로가 서로에게 존댓말을 쓰고 닉언은 아예 않도록 하거나, 아예 저쪽으로, 멸칭과 욕과 조롱을 마음껏 하고 싸울땐 패드립도 불사하는, 그런 방향이면 서로가 참 편할 것인데. 중간에, 균형점에 서있자 하니 오히려 어떤 때는 그게 가장 불안합니다.

그렇지만 저는 내가, 너가, 우리가 서로가 즐거웠으면 좋겠습니다. 에배배배ㅐ배하면서도 서로 자존심이 심하게 상하지 않고, 멸칭을  쓰면서도 서로가 발끈하지 않고, 모두가 친밀하지만 세력이 생기지 않는, 그 어중간한 어딘가에 우리의 놀이터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락싸와 디씨 사이의 어중간한 어딘가가 우리의 정확한 자리였으면 합니다.

팀을 사랑하는 마음은 누구나 같습니다. 오래 봤다고 팀을 더 사랑하는 것도 아니고, N석 코어에서 목청 높여 응원한다고 팀을 더 사랑하는 것도 아닙니다. 경기장에 가볍게 가서 가볍게 본다고 팀을 덜 사랑하는 것은 아니고, 팀을 변호하지 않는다고 팀을 덜 사랑하는 것도 아니지요. 적어도 여기 있는 모든 사람들은 각자 본인이 응원하는 팀을 정말 사랑합니다.

그 모든 것의 균형점을 지켜야 합니다. 서로에게 칼같은 예의를 지키는 것과 서로를 놀리고 조롱하는 것. 서로 매일 새로 보는 사람처럼 거리를 두는 것과 서로 친하게 지내는 것. 그리고 서로가 서로의 팀을 사랑하는 마음.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그 균형점을 잡아가는 것에 동의하고, 그 균형점으로 가고자 하며, 그 균형점에 서있을 때, 갤러리는 즐거울 것임을 믿고 있습니다. 

균형이 깨지고 배려가 없어지면 꼭 싸움이 벌어집니다. 싸움의 끝엔 승패가 갈리고, 패한 쪽은 보복의 기회를 노립니다. 그게 늘 유쾌하기만 하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현실은 꼭 그렇지만은 못한 것 같습니다. 결국 때리는 사람이 언젠간 또다시 얻어맞게 되는 싸움. 웃으면서 시작해도 꼭 나중엔 쌍욕이 오고가는 싸움. 제 3자의 입장에서 그런 싸움을 지켜보고 있자면 아슬아슬 할때가 많습니다.

한 곳 정도는 웃으면서 시작해서 웃음으로 끝나는 커뮤니티가 있어도 되지 않나. 그게 이곳이면 얼마나 좋은가. 하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그 방향으로 최대한 관리하려 하지만, 그 방향도 역시나 누군가의 기분을 상하게 합니다. 중재를 받아들이려면 웃으면서 시작했지만 결국은 기분이 상했던 그 싸움에 '나도'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결국엔 한 걸음입니다. 친목을 자제하는 것도, 놀림에서 그치는 것도, 여기엔 우리 팀이 상대하는 상대 팀의 팬도 있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도, 그 팬과의 싸움이 벌어지면 그 책임의 일부는 나에게 있다는 걸 인정하는 것도, 결국엔 한 걸음만 떨어져서 생각해보면 그리 어렵지 않은 일입니다. 저는 그 한 걸음을 좀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누군가의 선도가 없어도 각자 때로는 유쾌하게, 때로는 싸가지 없게, 때로는 어이없게 서로를 배려합시다. 부드럽게 아우르는 능력이 없는 것이 새삼 다시 슬퍼지는 저녁입니다. 
 

댓글 23

부호랑 2018.04.28. 23:09
아구... 오늘 많이 마셨나보네
댓글
갑분핫 2018.04.28. 23:10
이거 작성하는 시간만큼 개개론 또 밀렸네
댓글
욕구불만 2018.04.28. 23:13
떠나간 잉분도와 떠나지도 않은 개개론에게
댓글
푼켈메 2018.04.28. 23:15
이곳은 저에게도 참 이상한 곳입니다
매우 좋지 않은 기억으로 이곳을 떠났지만
다른이유로 다시 찾아왔죠
솔직히 아직도 불편한 마음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기분좋은 이유가 있는 곳이기 때문에
이곳에 남아있네요..
댓글
슬기 2018.04.28. 23:47

첫댓 씨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댓글
슛힝이 2018.04.29. 09:49
장문이라 읽기 귀찮아서 읽다가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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