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프리뷰/리뷰 혼자 질질 짜고 정신차려서 담담하게 쓰는 글

 

 

2011년, 정말 우연한 기회로 축구장에 갔다.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라왔기에 당연히 나는 서울의 경기를 보러갔고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나는 그 날의 상대도 결과도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해외축구와 박지성만 알던 내게 FC서울과 데얀이 찾아 온 것은 이 때였다. 

 

2012년, 나는 본격적인 서울의 팬이 되었다. 

당시 서울은 정말 막강한 팀이었고 경기를 보러가는 날마다 매번 ‘오늘은 어떻게 이길까?’ 하는 기대와 함께 나는 경기장을 찾았다. 그리고 서울은 내 기대에 부응하는, 정말 매번 이기거나 아쉽게 비기는 그런 강팀이었다. 

 

2013년, 나는 서울의 팬이라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끼기 시작했다. 

서울이 다른 팀들에게 좋은 이미지가 아니라는 것은 이때부터 인지하게 되었다. 본격적으로 K리그의 기사를 찾아보고 다른 팀의 선수들을 조금씩 알아가게 되었고 ‘북패’라는 단어의 뜻을 처음 알게되었다. 그래도 나는 ‘북패’인 것이 부끄럽지 않았다. 나는 서울에서 나고 자란 서울의 팬이니까. 서울이 너무나 좋았으니까. 

직전 시즌보다 분명 리그 성적은 좋지 못했으나, ACL 결승을 경험했고 나는 더욱 더 서울에 매료되었다. 

 

2014년, FC서울이 너무 그리웠다. 

동생의 유학으로 인해 나는 동생을 따라 호주의 멜번에 갔고 먼 땅에서 FC서울이 그리워 호주에선 비교적 비인기 스포츠인 축구를 보기 위해 축구장을 찾았다. 멜번 빅토리의 경기를 몇 번 보러갔으나 서울만큼의 매력을 느낄 수 없었다. 그래서 매번 여러 경로를 통해 서울의 경기를 챙겨보곤 했다. 

 

2015년, 잠시 서울과 멀어졌다. 

호주에서 한국으로 돌아와, 당장 내 밥벌이를 신경쓰느라 또 해야 할 일을 하느라 축구에 관심이 멀어졌다. 직관도 시즌 내내 한 번을 갔으며 경기 결과도 굳이 찾아보지 않았다. 

 

2016년, 다시 서울을 만났다. 

서울과 멀어졌던 나는 다시 경기장을 찾았고, 시즌 초 정말 내 눈으로 본 팀 중 가장 강한 팀을 나는 보았다. 자연스럽게 다시 경기장을 찾게 되었고 여러가지 우여곡절과 논란이 많았지만 서울은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나는 이 우승이 다시 서울의 전성시대가 올 것임을 알리는 방아쇠라고 생각했다. 

 

2017년, 서울에게 화가 났다. 

시즌 시작 전, 정말 형편없는 이적시장을 보냈다. 리그 최고 수준의 아시아쿼터 선수를 부상을 달고 사는 노장과 바꿔왔고 리그 득점왕을 거액에 팔아치운 후 그 돈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마우링요, 코바, 칼레드 같은 선수들은 활용도 하지 못했으며 시즌 내내 팀의 레전드와 감독의 불화설이 있었고, 감독의 연을 통해 군입대 전 이명주를 영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으나 얼마 활용해보지 못 하고 이명주가 부상을 당해 반전없는 시즌을 보냈다. 

 

2018년, 아마 구단 역사상 최악의 시즌이 찾아왔다. 직전 시즌이 내가 축구를 보기 시작 한 후로 최악의 이적시장과 최악의 성적일 것이라 생각했으나 그보다 처참한 시즌이 찾아왔다. 내가 가장 좋아하던 ‘그 레전드’는 ‘그 새끼’ 혹은 ‘몬앰뒤’가 되었으며 아디 이후 팀을 이끌어 줄거라 생각했던 외국인 수비수까지 팀을 떠났으며 시즌 마지막까지 도움왕 타이틀 경쟁을 하던 윤일록까지 떠났다. 이번에도 역시 보강은 수준 이하의 선수들을 끌어모으다 끝났고 시즌 막판까지 프런트, 선수단, 팬들 모두 ‘설마 서울이 강등을 당하겠어?’ 하는 안일한 마음으로 임한 듯 보였고, 결과는 모두 오늘 봤듯이.. 씨발

 

작년과 올해 하도 많이 진 탓에 이젠 비기거나 져도 화가나지 않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막상 오늘도 답답한 경기를 하니 보는 내내 화가 났고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뒤에도 내게는 분노만이 있었다. 그런데 경기가 끝난 후 공허한 마음에 경기장을 바라보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한 두방울 났으며, 서울로 올라가는 차 안에서 눈을 가리고 남들 몰래 눈물을 훔쳤다. 

 

물론 아직 강등이 확정 된 것이 아님은 물론이며 설령 강등을 당하더라도 팀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당연히 나는 강등을 당하더라도 FC서울의 경기를 볼 것이고 끝까지 응원 할 것이다. 

 

그런데 오늘은 그냥 너무 슬퍼서 장문의 글을 썼다. 

 

내가 알던 서울이 아닌 것 같아서 두서없이 글을 쓴다.

 

댓글 14

뿔태 2018.12.01. 18:35
두 문단 읽고 눈물이 콧물이 범벅이 되어 더 이상 읽지 못했습니다. 꼭 승격하시길!
댓글
뿔태 2018.12.01. 18:36
 열정부족
쓰레기같은 놈
댓글
아방뜨 2018.12.01. 18:36
님 진지한 글 쓰실 때마다 위화감 너무 느껴져요
댓글
데얀 2018.12.01. 18:38
제목만 읽고 눈물이 차올랐습니다
내용은 별로 읽고 싶지 않네요 저는 지금 정신승리 중이라서요
씨발
댓글
이건뭐야요 2018.12.02. 02:19
저도 어떤팀을 저렇게 좋아해봤으면 좋겠네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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