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움짤/영상 설사커와 병수볼의 차이[발롱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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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사커와 병수볼은 실험적인 전술을 시도한다는 것, 공격숫자를 많이 두는 형태의 축구를 추구한다는 것, 후방에서 만들어가는 축구를 추구한다는 것에서

같은 선상에서 거론되는 감독들이지만

차이는 있다.

 

간단하게 표현하자면,

큰 틀에서 봤을 때 병수볼에는 단계가 있지만 설사커에는 단계가 결여되어 있다라고 할 수 있겠다.

 

포메이션은 그저 숫자놀음이라고 하지만

공격국면에서, 그리고 수비국면에서 팀들이 추구하는 어떤 형태가 있다는 점에서

포메이션이라는 건 그걸 설명하기 용이하다.

 

병수볼에 단계가 있다는 건,

단순히 공격국면에서의 포메이션과 수비국면에서의 포메이션 이 두 가지 형태로만 설명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병수볼에서는 공격국면, 수공전환과정, 공수전환과정, 수비국면 큰 틀에서 이렇게 4가지 상황에서 목적이 있는 어떤 형태를 띈다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것도 어디까지나 굳이 설명하자면 그렇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을 실행하는 데 있어 병수볼의 핵심은

후방에서부터 수적우위를 만들며 볼을 점유하고 점점 전진해 올라간다는 것이고,

이렇게 전진해 올라가면서도 밸런스를 유지하는 것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반면 설사커는 수공전환, 공수전환 과정에서의 어떠한 형태나 선수들의 역할에 있어 그 목적이 불분명하다.

공격국면에서의 형태와 수비국면에서의 형태만이 존재하는 듯 하고 선수들은 수적우위와 볼점유, 밸런스에 대한 개념이 갖춰져 있지 않았다.

 

따라서 상대가 수비전술을 잘 준비해 나왔을 때의 그 대응과 다음 경기에서 해결책을 찾아 실행하는 역량에서도 차이가 드러난다.

더 큰 관점에서 보자면,

병수볼은 수적우위, 볼점유, 밸런스에 대한 기본 개념을 바탕으로 선수구성과 능력에 따라 방법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축구지만

설사커는 수적우위보다는 최종적인 어떠한 형태를 추구하기 때문에 상대의 수비전술에 막혔을 때 설사커는 아예 무너져 내리기 쉽다.

병수볼은 밸런스를 지속하며 형태를 만들기 때문에 부분적으로 문제가 나타나지만

설사커는 밸런스보다는 설사커가 제대로 돌아간다는 전제만으로 전술이 짜여져 있기 때문에 전술 자체가 통째로 문제가 되는 경향이 더 강한 것이다.

 

병수볼에서의 선수들은 전술경험을 축적하며 스스로 진화해 나갈 수 있지만

설사커에서의 선수들은 더 빠르고 더 정교한 볼컨트롤과 움직임만을 요구받게 된다. 

 

그래서 둘 다 몽상가라는 비판이 따르지만서도 또 그 둘을 굳이 구분하자면

병수볼을 이상주의라고 한다면

설사커를 낙관주의라고 할 수도 있겠다.

오늘 경남의 부산전 공격국면에서의 배승진 원볼란치 기용은 그 낙관주의가 극에 다다른 모습이었고, 역시 실패했다.

 

1.

배승진솔로1.PNG

수비국면에서 배승진과 더불어 투볼란치 역할을 해줘야 하는 백성동의 무리한 가로채기 시도로 수비대형이 무너진 상황이다.

황일수라도 조금 내려선 위치에 포진했다면 좋았을테지만 설사커의 전술특성 상 무조건 전방으로 올라가야만 한다.

배승진이 넓은 중원공간을 혼자 커버해야하는 상황에 놓였다.

 

2.

배승진솔로2.PNG

공격국면에서 배승진이 홀로 넓은 중원공간에 놓여있다는 걸 알 수 있다.

 

3.

배승진솔로3.PNG

백성동은 투볼란치 역할을 수행하다 공격으로 전환되면 마치 스트라이커처럼 최전방까지 올라가야 하는 역할이기 때문에

공격이 끊겼을 때 수비지역으로 내려오기가 버겁다.

 

강원의 형태도 봐보자.

 

1.

강원수비포메.PNG

한국영과 김동현이 투볼란치를 형성하고 있다는 걸 볼 수 있고, 신세계는 왼쪽 윙백로서 수비역할을 수행 중이다.

 

2.

강원밸런스1.PNG

공격으로 전환될 때 최근 강원은 김동현을 메짤라로 활용하고 있다. 볼란치 김동현이 공격전환 시 왼쪽 사이드로 빠져 움직인다.

그러면 왼쪽 윙백 신세계가 상황을 보고 스스로 윙백 역할을 유지할 지, 볼란치 역할로 바꿔 수행할 지 판단한다.

여기서 신세계는 볼란치로의 역할변화를 꾀하고 있다.

 

물론 이전 설기현 감독 역시 4-1-4-1 포메이션에서 2-3-5 포메이션으로 변화하는 전술을 구사하면서

풀백을 공격 시에 볼란치로 활용하며 3선에 원볼란치가 아닌 쓰리볼란치를 배치한 바 있다.

쓰리볼란치.PNG

하지만 상대팀 안양은 이미 경남의 2-3-5 포메이션에 대한 대비를 하고 나왔고, 보다시피 세 명의 볼란치가 모두 마크를 당하고 있었다는 걸 알 수 있다.

2-3-5가 애초에 간파됐기 때문에 원하는 전술이 나오지도 못했고, 실전을 통해 전술의 퀄리티를 끌어올리는 데도 한계가 있었다.

파훼법이 나와있지 않은 전술의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데도 시간이 걸리는데

하물며 이미 파훼법이 나와있는 전술을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해 결국 통하게 만든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미션이란 말인가.

그리고 경남의 풀백들은 공수전환 상황에서 특히 자신이 그대로 볼란치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지 풀백 역할로 다시 돌아가야 하는지 늘 헷갈려 했다.

 

결국 설기현 감독은 쓰리볼란치를 포기했고, 풀백들을 공격 시에도 풀백으로 활용하는 대신 공격형미드필더(세컨탑)을 한 명 내려 투볼란치로 배치했다.

투볼란치.PNG

하지만 중앙패스를 고집하는 설사커의 특성에는 변함이 없었고, 볼란치와 풀백, 2선 공격수까지 고정된 위치에서 제한된 역할만을 수행했기 때문에

서울이랜드 입장에서는 비교적 수비하기 수월했다고 할 수 있겠다.

 

경남은 쓰리볼란치에서도, 투볼란치에서도 장혁진의 고립현상이 지난 시즌보다 강하게 나타났고,

빌드업에서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오늘 부산전에서도 배승진이 고립되는 현상이 나타났는데

경남에서 가장 기술이 우수한 장혁진조차도 자주 고립되는 상황에서 실수가 늘어나고 있는 판국에

센터백이 본 포지션인 배승진을 원볼란치로 배치한 건 실로 무리수였다고 할 수 있겠다.

설기현 감독 스스로 이를 인정이라도 하듯이 결국 전반 종료 후 장혁진, 임민혁 투볼란치로 변화를 준다.

 

하지만 투볼란치로 기술적인 두 선수를 배치하는 건 중원에서의 지배력을 조금 높여보자는 임시방편이었을 뿐

경남의 괜찮은 공격은 기존의 전술패턴이 아닌 사이드에서의 선굵은 플레이, 세컨볼 경합, 부산의 패스미스 이후의 역습에서 나오는 모습이었다.

하프라인 바로 넘어서는 지점에서 왼쪽 풀백 김동진이 뒷공간을 향해 빠른 롱패스를 시도했는데 이전까지 설사커에서 잘 볼 수 없던 공격형태다.

 

만회골도 오른쪽 풀백 김주환의 롱패스, 백성동의 세컨볼 소유에서부터 시작됐다.

 

다음 게시글에서는 병수볼의 빌드업이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는지 보고, 병수볼이 무엇을 추구하는지, 그리고 설사커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다.

댓글 10

경남와라 2021.04.18. 01:30
배승진이 옛날에는 수미도 봤다는 거 같던데 나무위키에서 본 거 같음 ㅋㅋ
댓글
박챔프 2021.04.18. 01:31
 경남와라
일본에서 수미도 본걸로 알고있음
댓글
아냥 2021.04.18. 01:42
글 정말 잘 쓰시네요..다시 한번 감탄합니다
댓글
풀미히 2021.04.18. 02:18
설사커가 주요 공격루트로 득점을 못하고
실험적인 전술이 계속 실패한다는거죠?...
댓글
멩스크 2021.04.18. 07:32
병수볼 이상주의 설사커 낙관주의 돌머의 포스트 모더니즘
댓글
이것이강원 2021.04.18. 18:12
병수와 설사커의 가장 큰 차이는 두 감독의 축구지능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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