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리버풀 2 디어스
19.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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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역갤 이벤트 기념.

 

전에 군대썰 풀었었는데.

이번엔 사무실에서 있었던 썰 풀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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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혈기 넘치던 20대 후반.

 

첫 직장 퇴사후 한동한 외지를 방황하다가 입사한 두번째 직장은 

 

직원은 10명 남짓, 여의도에 있는 오피스텔형 사무실이었다.

 

일반 주거형 오피스텔 같은 구조지만, 현관문 열고 들어가면 거실 대신 사무실 책상이 있는 느낌?

 

사무실 한켠엔 당연히 화장실과 주방도 딸려있었고. 작은 방도 하나 있었다.

 

당시 회사 대표님이 지방에서 서울로 지사를 차린 개념이었고. 서울 사무실이 개소한지는 두어달이 채 안됐을 때였다.

 

 

본가가 지방에 있던 대표님은 서울에 왔을 때는 사무실에 딸린 작은방에서 숙식을 해결하곤 했다.

 

사무실에서 퇴근하지 않는 대표라..... 퇴근할때마다 눈치가 보였지만, 당신도 불편한지 대부분 칼퇴는 시켜줬었다.

 

다만 일주일 두세번 정도 회식이 있었고. 술자리가 길어질때면 사무실로 복귀해서 마시다가 뻗는 경우도 허다했다.

 

당시의 인식으로 신입이 술자리 빠지는건 어불성설이었고, 나도 새벽까지 술자리에 머무는 경우가 많았지만.

 

강박적인 귀가본능으로 사무실 술자리까지 좇아가는 경우는 한번도 없었다.

 

 

 

입사 4~5개월여가 지났던 어느 날

 

금요일 저녁 회식자리가 늦게까지 이어졌고. 대표님은 마침 지방으로 내려가 사무실이 비어있었다.

 

잔뜩 취하기도 했고, 차도 끊긴 탓에 같은 처지인 선배 한명과 함께 사무실로 올라갔다.

 

그 취한 와중에도 더 먹겠다고 맥주 한캔을 까 마시다가

 

내게 방에서 자라고 양보하고, 선배는 거실에서 자겠다며 이불을 챙겨갔다.

 

술에 꼴아 잠드는 건 장소를 개의치 않지만, 정장을 그대로 입고 자는 건 너무 불편했고

 

그렇다고 밖에 선배도 있는데, 같은 남자라도 막 벗고 자기엔 좀 그래서. 문을 잠그고 잠이 들었다. 

 

 

 

그렇게 얼마쯤 잤을까. 방 안에 누가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힘겹게 눈꺼풀을 들어올렸다.

 

머리는 아직도 어질어질하고, 눈 앞도 희미해서 잘 안 보이는 중에, 누군가가 발치에 서 있는 것 같았다.

 

누군지 분간도 안되고, 내 입으로 나오는게 무슨 소린지도 모를 정도로 비몽사몽 간에 웅얼거리듯 물었다.

 

"OOO 선...배....무슨.. 일?.... 왜... 드러..왔...어요...?"

 

아마도 잠결에 선배가 무언가 찾으러 들어왔나? 이불이 모자란가? 이런 생각을 했나보다.

 

그치만 그 실루엣은 대답도 없이 가만히 서 있기만 했고,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것 같았다.

 

뭔가 이상하긴 했지만, 취해서 머리가 핑핑 도는 탓에 귀찮게 느껴져서 그러려니 하고 다시 잠이 들었다.

 

 

 

그리고 아침.

 

밖에서 문 두드리는 소리에 잠이 깼다.

 

쾅쾅쾅

 

"OOO씨, 괜찮아? 왜 문을 잠궈놨어?"

 

쥐죽은듯 조용히 자는 편이라 소리도 안나고, 문도 잠겨있어서 걱정이 된듯 했다. 

 

부랴부랴 옷을 챙겨입고, 문을 열고는 '취중에, 잠결에 잠근 것 같다'고 둘러댔고. 

 

별 생각 없이 사무실 근처 국밥집에서 해장을 하고 집에 가는 지하철을 탔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이상한 것이다. 분명 문을 잠그고 잤는데, 새벽에 어떻게 들어온거지? 

 

그리고 다시 생각해보니, 그 선배랑은 체형이 너무 달랐다. 

 

중3~고1정도 될 것같은, 남자인지 여자인지 모르겠는 느낌이었달까.

 

출근하면 물어봐야겠다 하고, 주말이 지나 월요일이 되었다.

 

 

 

그리고 점심 먹던 중에

 

그날 밤에 문을 잠궜었는데 새벽에 누가 방에 들어온 것 같다고, 어떻게 들어왔나, 선배였나 묻고 있는데

 

옆에서 듣던 대표님이 물었다.

 

 

"그거 혹시, 여자애같지 않드나?"

 

!!!

 

"여자애 같기도 하고, 남자애 같기도 한데.. 느낌은 중성적인 여자애 같았습니다.. 어떻게 아셨어요?"

 

"옆에 다른 아줌마는 없었고?"

 

"아, 아뇨.. 한 명.. 이었습니다"

 

 

대표님의 이야기는 이랬다.

 

일주일에 3일 정도는 서울 사무실에서 숙식을 하는데. 혼자 있으면 심심해서 티비를 한 대 들여놓고, 보다가 잠들곤 하셨단다.

 

그런데 가끔 켜놓고 잠든 티비가 눈 떠보니 꺼져있거나, 분명히 끄고 잤는데 켜져 있더란다.

 

그리고 사무실에서 자면 유독 가위가 잘 눌리고. 가위 눌렸을 때나 악몽을 꿀 때마다 꼭 

 

40~50대 아줌마 하나랑 14~15살 되어보이는 숏컷 여자애가 보인다는 것이다.

 

 

 

그 이야기가 끝나고 나서...

 

직원들이 앞다퉈 자기가 겪은 일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사무실에 혼자 남아 야근을 하다가 묘하게 다리 쪽이 서늘하고 기분이 으스스해져서 서둘러 퇴근한 적이 있다.'

 

'사무실 나와서 T자형 복도를 돌아 엘레베이터 앞으로 걷다보면 누가 뒤에서 지켜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이런 비슷한 경험이. 저마다 한 두번씩 있었고, 

 

그동안 별일 아니겠거니 싶어서 서로 말을 안 했던 것이다.

 

"와 소름~" "진짜 귀신 있는거 아니에요?" "야근하기 무섭겠다"

 

한참 흥분해서 떠들던 동료들의 표정은, 자꾸만 찾아오는 그 자리의 정적을 피하려고 애쓰는 듯 보였다. 

 

이후로 직원들 중에는 아무도 야근을 하려하지 않았고, 대표님만 '귀신같은 거 안 무서워'라며 사무실에 남았다.

 

그것만이 이유는 아니겠지만, 몇 달 후 여의도 내 다른 사무실로 회사를 이전했다.

 

 

 

------

 

 

처음엔 꿈이겠거니, 내가 잘못 본거겠거니 했던 일이

갑자기 모두가 똑같이 겪었던 경험이 된 순간

소름이 돋았었습니다. 그리고 진짜로 한동안 아무도 야근하려고 안 했어요.

괜히 할일 있어서 사무실 남은 사람 있으면. '그러다 귀신 나온다'며 놀리고 가곤 했죠.

그리고 사무실에서 계속 버티던 대표님은. (왠지 술 때문인 것 같지만) 건강이 점점 안 좋아지기도 했습니다. 잠도 매일 설친다고.

후일담으로

그 건물이 이런저런 안 좋은 소문이 많은 건물이라더군요. 

국회의원이 어린 애인을 숨겨놓았다거나, 증권 실패하고 자살한 사람이 있다거나,

이상입니다.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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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 귀신이 싫어서 빠르게 일을 끝내게되는 능률텐션;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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